
이종한의 음악과 오디오 이야기 – 서른 여덟번 째, 신구의 조화 / 빈티지와 디지털
얼마전 저희 가게에서 수리를 하시는 기사분께서 ebay에 괜찮은 진공관이 보인다 하여 들어가 보게 되었습니다. 진공관은 KT66 이라는 증폭관인데 60년대 영국 Gold Lion 이라는 회사에서 생산된 Genarex 브랜드 의 먹관(관표면이 까맣게 처리됨)입니다. 6~70년대 진광관 전성기에는 영국, 독일, 미국등에서 여러종류의 진공관을 생산하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러시아, 체코, 중국에서 진공관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당시 유명했던 Genarex나 Mullard, Tungsol 등은 지금도 같은 이름으로 러시아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같은 품질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음질은 다릅니다. 그래서 옛날에 생산된 구관들은 그 값이 요즘것의 몇배나 합니다. 저도 이름난 구관을 들어 본 적이 있어 사볼까 하였지만 하지만 관의 상태를 알 수가 없고, 심지어는 중국산 짝퉁도 있다고 하여 구매해 본 적은 없습니다.
실은 관을 따로 파는게 아니고, 62년에 나온 HEATHKIT라는 미제 앰프에 꽂힌 것을 파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경우 관을 빼서 따로 파는데, 아마도 판매자는 그 관이 좋은 것인지 모르고 앰프와 같이 파는 것 같았습니다. 다행히 그 앰프를 낙찰 받았습니다. 진공관은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수가 없어 진공관은 덤으로 생각했습니다. 앰프가 도착하여 점검을 해 보니 진공관은 다행히 다 살아있고, 앰프의 캐퍼시터(콘덴서라고도 함)는 대부분 죽었고, 저항도 일부는 제값이 안 나옵니다. 전기를 넣고 들어 볼까 하였는데, 이런 경우 잘못하면 멀쩡한 트랜스나 진공관 또는 다른 부품도 망가 뜨립니다. 그래서 바로 오버홀 작업을 하였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다 시피 부품들은 오리지날 입니다.
하지만 60년대 초반에 나온 거의 60년이 다된 것이어서 기대하진 않았습니다. 간혹 손님들 기기를 수리하다 보면 20년 이상된 캐퍼시터는 거의 문제가 있고, 저항도 안좋은 것이 많습니다. 일부 매니아 들은 분명 문제가 있는데도 소리만 나면 오리지날이 아니면 제소리가 아니라고 하며 대역이 잘린 소리를 듣고 계신분도 있습니다. 그냥 들어 봐도 이상하지만 괜찮다고 우기시면, 제가 답답하여 핑크노이즈(각 주파수대역별 소리)를 발생하여 테스크해 봅니다. 저역이나 고역재생에 문제가 있는데도 요즘 나온 부품으로 교체하면 큰일 나는 줄 아는 분들이 꽤 됩니다. 박물관에 보관할 목적이 아니라면 문제 있는 부품은 교체를 하여야 합니다. 저는 당장 문제가 없더라도 오래된 것은 가능하면 교체 합니다.
진광관을 빼고는 몇 십년전에 나온 부픔이 요즘 나온 것의 성능을 따라가기는 어렵습니다. 저희가 여러 손님의 오래된 기기를 오버홀 해드리고, 진작에 할 걸 그랬다는 소리를 듣습니다. 30년 이상된 기기는 거의 문제가 있습니다. 소리는 날지언정 대역 깍인 소리가 나고, 잘못하여 부품이 아주 망가지면 다른 부품까지 망가뜨립니다. 지금 요번에 구매하여 오버홀한 앰프로 음악을 듣고 있는데, 요즘나온 하이엔드에 못지 않습니다. 혹 저렴한 비용으로 앰프장만하시길 원하시면 6~70년대에 나온 진공관 앰프를 구하셔서 오버홀 하여 사용하시길 권합니다.
지금은 없어진 회사지만 HEATHKIT, DYNACO, FISHER, SHERWOOD, BOGEN, SCOTT 등 입니다. 소리가 나온다고하여 비싸게 나온 것보다는 테스트안 해보았다는 것 (대개 소리가 안난다고 하지는 않습니다.)이 더 좋습니다. 어차피 오버홀 하면서 부품은 교체를 하니까요. 제가 이당시의 미제 앰프를 권하는 이유는 트랜스포머가 좋기 때문입니다. 트랜스포머는 전압을 바꾸어 주는 장치인데, 철심에 케이블을 감아 놓은 것 입니다. 이건 여간해서는 잘 고장 나지 않습니다. 이 철심은 규소등을 합금한 강판을 쓰는데, 옜날에는 철판회사에서 오디오용 철판을 따로 제작하였습니다. 당시 제작된 것중 피어리스, 알텍, 맥킨토시등과, 일제중에 탱고나 타무라 같은 것이 유명합니다.
진공관 앰프는 출력트랜스포머에서 바로 스피커출력이 나오므로, 트랜스 성능에 따라 음질이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흔하지 않지만 OTL 앰프라고 출력트랜스가 없는 진공관 앰프도 있습니다. 트랜지스터 앰프중에 맥킨토시는 대부분 출력트랜스포머를 사용합니다.
오버홀한 구형 진공관앰프는 요즘 나온 고급진공관앰프처럼 소리가 납니다. 사실 구조나 회로는 거의 같습니다. 제가 다시 한번 강조 하는 것은 오래된 오디오는 꼭 점검을 받고, 문제가 있는 부품을 교체하고 들어야 한다는 겁니다. 그래야 신품 발매당시의 음질에 근사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스피커도 마찬가지 입니다. 스피커 내부에 크로스오버라고 주파수대역을 분리해 주는 부품들이 들어 가 있어서 오래된 스피커도 제소리 안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62년생 앰프에 최신형 디지탈 플레이어/프리를 걸어서 음악을 듣고 있습니다. 요번에 새로 들어온 NAD사의 C658이란 기기는 디지털 플레이어 (STREAMER라고 하기도 함), DAC, 프리앰프 기능이 한 몸체에 있는데, 워낙 가성비 좋은 NAD 것이라지만 가격이 너무 낮게 책정된 듯 합니다. 더욱이 Dirac Live라고 음질보정장치가 내장되었습니다. 이것은 같이 따라오는 마이크를 기기에 연결하고, 프로그램을 돌리면 음을 분석하여 기기나 청취공간의 특성을 듣기 좋게 조정해 줍니다. 이것을 적용하고 안하고의 차이가 꽤 납니다. 별 기대하지 않고 해보니 상당히 효과가 있습니다. 듣기 거북한 저역을 깔끔하게 하고, 무대가 한층 넓어 지고, 악기간 음상이 또렸해 집니다.
비교적 기기나 룸 셋팅이 되어 있는 저희가게에서도 이러니, 제대로 셋팅이 안되어 있는 사용자들 공간에서는 아주 효과가 클 것으로 보입니다. 새로운 기술이 나와서 음악듣기가 한결 수월해 집니다. 대부분의 음악을 TIDAL이라는 인터넷 스트리밍으로 듣늗데, 오랬만에 Beethoven 의 Egmont Overture를 검색하니 300개의 리스트가 나오네요. 추가로 더누르면 더 나오는데 워낙에 듣던 Karajan 것과 다른 지휘자/악단을 비교해서 들어 보니 재미 있습니다. 템포도 약간 다르고, 해석하는 느낌도 다릅니다. 서곡들은 곡자체가 전체극의 요약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승전결을 구별해서 들으면 이해하기도 쉽고, 훨씬 재미 있습니다. 교향곡들도 악장별로 이런 형식이라 볼 수 있지만 서곡은 길지 않은 한 곡에 이게 전부 포함 됩니다.
클래식 입문용으로 서곡을 많이 권하는 이유도 이때문 입니다. TIDAL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면 클래식 입문하기도 좋습니다. “100 Classical Music for Babies” 같은 것은 듣기 좋고 자극적이지 않은 것들이어서 일할 때나 공부할때도 좋습니다. [사진2] TIDAL은 오디오가 없어도 스마트폰이나 PC에서도 사용가능합니다. Spotify나 Apple Music 같은 일반 스트리밍서비스와는 음질차이가 확연하게 납니다.
환갑이 다 되어 가는 앰프에 최신 디지털 스트리밍으로 듣는 음악은 또다른 묘미를 줍니다. 마치 고물 60년대 자동차를 오버홀하여 자율주행으로 운행하는 느낌이 이렇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빈티지 앰프로 디지탈 스트리밍 음악을 듣는 묘미를 느껴 보시기 바랍니다. 오천불미만으로 만불이상 시스템 부럽지 않습니다. 밤에 보는 진공관 불빛도 아주 근사 합니다. 이참에 음악이 주는 깊은 즐거움에 풍덩 빠져 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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