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한의 음악과 오디오 이야기 – 서른 여섯번 째, 나이가 들어 세월이 빠른 건지 알 수가 없네
오늘이 12월 30일이니 금년도 딱 이틀밖에 남지를 않았습니다. 젊은 시절엔 몰랐는데, 정말 시간이 빠르게 흐름을 절감합니다. 더구나 금년에는 코로나와 더불어 복잡다난한 세상사에 도무지 정신을 차리기가 힘들 정도로 흘러 갔습니다. 부디 내년에는 평안하고 좋은 시절이 왔으면 합니다. 그래도 여느해 보다 음악을 더 가까이 할 수 있어서 좋은 점도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집에 오디오가 있어 음악을 들었으나, 제대로 음질을 따지며 들었던 것은 중학교 때부터 인 듯 합니다. 음질을 따져 보았자 워낙 조악한 음원이어서, 베이스 빵빵 때려주고, 심벌소리만 찰랑찰랑 제대로 나면 좋았던 시절이었습니다. 이때 팝송에 심취하여 LP를 사고, FM라디오에서 테이프에 녹음하여 친구들과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에 이장희씨가 동아방송에서 진행하던 “영시의 다이얼”이나 황인용씨가 TBC에서 하던 “밤을 잊은 그대에게” 그리고 MBC 박원웅씨의 “별이 빛나는 밤에”나 김기덕씨의 “두시의 데이트”등 프로그램이 생각납니다. 음질이 좋은 원판은 비싼 가격으로 감히 엄두를 내지 못하고, 찌직대는 음질의 뺵판(불법 복제판을 이렇게 불렀음)을 구하려고, 이태원이나 의정부까지 가서 구하기도 했었습니다. 토요일 아침 9시부터 12시까지 AFKN에서 나오는 American Top 40s를 수업시간에 이어폰으로 몰래 듣다가 선생님께 맞은 적도 있습니다. 좋은 음악이 있으면 판을 구하거나, 녹음을 해야 직성이 풀리기도 했습니다. 제가 모아 놓은 음악들을 테이프에 모아놓은 제 콜렉션이 꽤 인기가 있었습니다. 제가 대학시절엔 길보드차트라고 하여 길거리 리어카에서도 당시 탑차트음악을 불법 복제하여 테이프를 팔았지만, 중고교 시절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요즘은 듣고 싶은 음악을 검색하여 바로 들을 수 있지만 당시로는 음원 구하기도 어려웠습니다. 대학교때 보컬 그룹한답시고 악보 따느라 같은 음악을 수십번씩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은 악보를 따주는 프로그램도 있답니다. AudioScore라고 하는데, 몇백불짜리라 쓸일이 없어 써보진 못 했습니다.
금년엔 그간 하던 것은 거의 접고, 오디오에 주력을 하게 되었습니다. 시스템에 대해 상담후 설치해 드리고, 음악 들으시며 즐거워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보람을 느낍니다. 아울러 요즘은 인터넷을 이용하거나, 디지털 음원을 이용한 플레이가 대세이어서 사용법에 대해 교육도 해 드려야 합니다. 음원이 없어도 월 몇불만 내면 좋은 음질로 원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어 너무도 편리합니다.
오디오에 대한 상담을 하다 보면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얼마나 돈이 듭니까” 인데, 사실 돈에 구애 받으실 필요는 없습니다. 쉽게 말씀 드리자면 “지금은 차가 없는데 차사서 운전하고 다니려면 얼마나 드나요”와 비슷합니다. 천불짜리 중고차도 있으니까요. 오디오도 마찬가지 입니다. 몇백불짜리부터 시작이 가능 합니다. 물론 음악을 통해 제대로 감동받고, 소리 좋다고 탄성이 나오는 정도라면 새것 기준 한 오천불 정도 인 듯 합니다. (차로 치면 소나타나 캠리 정도라 할 수 있습니다만 다른 점은 오디오는 유지비가 거의 안 듭니다.) 요즘 주로 판매되는 제품중 가장 많이 팔린 구성은 Primaluna EVO300 Integrated Amplifier 와 Aurender A100 디지털 플레이어, TANNOY Stirling 스피커 조합입니다. 음악 취향에 따라 진공관인 Primaluna대신 Krell이나 NAD같은 트랜지스터 앰프가 될 수 있고, 공간 형편에 따라 북셀프 스피커 조합도 좋습니다. 이정도면 평생 음악을 반려자로 삼을 만 합니다. [primaluna.jpg, aurender.jpg, tannoy.jpg 배치]
이번 컬럼이 서른 여섯번째가 됩니다. 컬럼을 연재한지 3년이 되었다는 말인데, 시작한지 얼마 안된 것 같은데 시간이 정말 빠르네요. 제대로 음악듣게 해드린다는 보람으로 시작한 일이지만, 매달말 원고 제출때가 되면 스트레스가 꽤 됩니다. 실은 이번을 끝으로 잠시 쉬었다 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차라리 책을 쓴다면 오디오의 기초 이론부터 구성기기별 소개, 브랜드별 특징, 셋팅 요령등 체계적으로 구성을 해 볼 수도 있으나, 분량도 한페이지에 맞추어야 하고 보시는 분들이 지루하거나 어렵지 않게 하려다 보니 쉽지 만은 않습니다. 새해 부터는 새로운 구성을 고려해 보고, 여의치 않으면 쉬었다 갈 것을 고민 중입니다. 혹 이런 내용이면 좋겠다 하는 의견이 있으시면 적극 반영하려고 하오니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아무쪼록 새해에는 독자분들과 그 가족 모두 건강하시고, 바라시는 모든 일 다 이루시는 한해가 되시길 기원합니다.